감상문, C – Control: The Money of Soul and Poss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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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인가, 미래인가?

작품 전반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주제 중 하나는 미래를 담보로하는 미다스 머니를 사용하여 현재의 경기를 유지시켜야 하는가(미쿠니 소이치로) 아니면, 미다스 머니의 흐름 자체를 중지시켜 더 이상 미래를 담보로 해야하는 일이 없어야 하는 가(센노자 코우)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미다스 머니는 작품 속 세계관으로는 정체불명의 검은돈이지만, 미다스 머니가 유통된 현실 세계에서 현실의 돈과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미다스 머니 소유자의 딜 결과에 따라 미래가 크고 작게 바뀌게 된다.(미래가 바뀌는 이유가 미다스 머니 유통 흐름이 바뀐 것으로 처리되기 때문인지, 아니면 딜의 미다스 머니 최종값 결과 자체가 신비한 힘을 가진 것인지는 불명. 하지만, 매우 작은 차이값으로 승부하는 경우에도 현실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떄문에 딜 자체에 신비한 힘이 있는 것 같다.)

극중, 미쿠니 소이치로는 무쿠도리 길드를 결성하여 다수의 개인의 현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딜을 진행하고 있고, 센노자 코우는 그런 길드를 결성하지는 않았지만, 미다스 머니를 절반 기탁하면 승부 자체를 하지 않아도 되는 룰을 이용하려고 한다. (아무도 응해주지 않았지만.)

미쿠니 소이치로의 경우에는 개인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지만, 시중에 풀린(개인에게 돌아간) 미다스 머니의 총량은 항상 플러스가 되는 방향이고, 그것을 미다스 머니를 이용해 통화 유통량을 늘려 현실 세계의 경기를 부양한다. 그러나 부양된 현실세계는 애시당초 미다스 머니 딜로 인해 발생하는 악영향으로, 항상 뒷걸음질 치고 있다. 작중에서는 빌딩이 점차 사라지고, 끝내 C를 막기위해 경기부양책을 썼을 때에는 일본이라는 국가는 유지되었지만, 일본의 80년대 수준의 환경으로 방어한 수준에 그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지키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남용한 결과 대량의 실직자가 생기고, 사회 문제가 심각해졌다.

센노자 코우의 경우에는 미다스 머니가 사회와 개인에 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공탁금 제도를 이용하려고 한다. 이 경우, 시중에 풀린 돈은 점점 줄어들게 되고 결국에 개인이 가진 미다스 머니는 0엔을 향해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논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미래를 위해 개인 자산(미다스 머니지만)을 포기할 수 있느냐는 것이고, 한 명의 비동의자라도 있다면 강력한 제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흐트러지기 쉽다.(놀랍게도, 극중에서는 반대로 한 명도 동의하지 않았다! 또한, 극중에서 나오는 개인 이익이 아닌 공익을 중시하는 사람은, 확실한 건 4명 정도이니….) 또한, 미다스 머니가 미다스 은행에 기탁되기 때문에 미다스 은행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기탁된 돈을 운용할지 알 수 없고, C와 같은 금융 재난 상황에서는 미쿠니 소이치로가 했던 것 같은 임시 부양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문제가 있다.

두 명의 생각 모두 공익성과 일리는 있기 때문에, 주인공인 요가 키미마로는 두 명의 의견에 대해 고민했다. 센노자 코우의 방법은 두 명 모두에게 손해가 없는 방법이었지만, 요가 키미마로는 센노자 코우에게서 이기기 전까지도 왜 다른 방법이 있는데도 자신이 딜을 하는 것을 선택했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옳음이란 무엇인가, 절대적인 답이란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드러난다.

작중, 요가 키미마로를 통과하는 핵심 가치는 자신의 주변의 인물을 지키고 싶다는 것이다. 이모, 같은 과의 이쿠타, 대전 상대가 되었던 학교의 경제학 강사인 에바라, 어셋인 마슈. 요가는 인연이 적든 많든 간에, 사람과의 인연을 느끼고, 이를 손상 입히고 싶어하지 않아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미래를 팔아 현실을 사던가, 현실을 포기하고 미래를 구해야 한다. 요가가 지키고 싶어하는 것은 단순하게 보면 주변의 인물들이지만, 현실 세계의 지인과 미래를 상징하는 마슈 둘 다이다. 이 작품에서 그가 지키고 하는 것을 둘 다 지킬 수 없을 것을 암시한다.

요가는 작중 성장한다. 마슈와 함께 싸우면서 미래인 마슈가 상처입는 것을 보고. 작중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이윽고 C가 발생해서 근처의 인물들이 변해가고, 관계가 사라져가고, 결국엔 일본과 일본 경제라는 현재는 어느 정도 방어했지만, 사람마져 사라져간다. 요가는 결국엔, 미래를 담보로 방어한 현재를 포기하고, 그간 잃어갔던 미래를 선택하기로 한다.

마지막에 일본은 엔화를 잃어버린다. 엔화가 사라졌다는 것은 일본이 주요 금융국의 지위 또한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원에는 가족과 아이들이 넘쳐나고, 상가는 활기차다. 요가는 엔화로 대표되는 일본 경제의 현실을 지키지는 못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선택으로 많은 사람들이 밝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잃어버린 것은 엔화만이 아니다. 요가의 현재인, 주변의 사람들도 잃어버렸다.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은 이제 요가와는 인연이 없다. 새로운 세계에서 존재하는지도 불명이다. 그래도 인연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세계에 이쿠타를 닮은 보모가 있듯이, 그가 지키려고 했던, 현실의 존재들도 미래를 지킴으로써 지켜졌기를 기대해본다.

경제와 개인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경제로 인한 개인의 삶에 대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과 관계에 의해 호황기, 불황기가 발생하면 개인에게도 영향이 간다. 하지만, 그 전달 속도는 생각보다는 느린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는 “몇 개월 전의 그 사건이….”, “몇 년전에 시행했던 그 정책이…” 라며 후행하여 인과 관계를 따지게 된다. 더욱이 개인에게 있어서는 그 사건이 정말로 나에게 영향을 준 것인지도 불분명하며, 정도의 차가 있기 때문에 서로의 느끼는 온도가 다르다.

이 작품에서는 딜과, C라는 요소를 통해 어떤 사건이 사회와 개인에게 주는 영향을 직접적이고도 확실하게 비교하고 있다. 작고 큰 딜의 결과가 이렇게 과장되게 표현되기 때문에 우리는 금융적으로 발생하는 어떤 사건이, 이윽고 어떻게 나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경제 행동에 악의가 있든, 선의가 있든, 아무 의도가 없든, 미다스 머니를 사용하도록 선택된 사람들의 행동은 세상에 영향을 가져온다. 아무리 선의를 가진 경제 행동이라고 해도, 거시적인 관점이 아닌 개인의 관점에와서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결론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 작품 줄거리에서도, 시작 시점부터 “일본의 경제를 방어”했지만, “개인의 삶”은 과연 방어된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들이 많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경제가 방어”되지 않았으면 그나마의 “개인의 삶” 또한 존재했을까. C의 영향의 최악의 형태가 국가의 소멸인 만큼 경제를 방어하지 않는다고 개인의 삶이 행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 작품에서는 계속적으로, 현재를 있게 하는 미래를 지켜야 하는가, 반대인가. 개인의 삶을 있게 하는 거시 경제를 지켜야 하는가. 아니면 반대인가. 답을 낼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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